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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수포자 & 스토리텔링 수학
  글쓴이 l 부엉이아빠 작성일 l 2013-06-11 오전 7:56:11 조회 l 2468 추천 l 1
EBS 인강 수학 선생님이 강의 도중에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언급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일반고 기준으로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2학기를 시작할 무렵이면 한 반의 60% 정도가 준수포자가 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 아이들의 대다수는 수업시간에 자거나 다른 과목 공부를 한다. 이렇게 자는 학생들을 선생님은 깨우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이 비율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욱 높아진다.
 
올해 초 고3 교육청 주관 학력평가 수학시험 시간에 시험감독을 한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반 학생 중 약 80%가 엎드려 있거나 자고 있었다고 한다. 약간 오버해서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지만 그 선생님의 말대로라면 3학년의 80% 가까이가 수포자인 셈이 된다. 그런데 올해 3월과 4월에 치뤄진 교육청 주관 고3 학력평가 수학 A(문과) 시험의 원점수 평균이 31점과 33점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앞에서 언급한 수포자 비율이 전혀 엉뚱한 이야기는 아니지 싶다. 참고로 2011년에 언론에서 서울 소재 한 인문계고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수포자가 60% 정도 된다고 발표했다.
 
대다수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고 있고, 3 때 고등수학(상하)를 두세 번 뗐다는 등등해서 선행학습의 맹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지 않은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더구나 국제학력비교평가인 PISATIMSS 시험에서 우리 아이들의 수학성적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교육당국이 자랑하고 있고, 우리나라 학원 강사의 교수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학원 강사들이 자화자찬하는 현실인데도 말이다.
 
결국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현행 우리 수학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말이 된다. 수포자가 많은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수학교과과정의 적정성과 학습량, 교수법 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데 그런 연구나 의견수렴과정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드러난 결과만 보고 슬그머니 교과과정만 바꾸지 말고,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했으면 좋겠다. 수포자가 양산되는 과정에서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건지는 알아야 할 게 아닌가. 과정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해질수록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 역시 과정에 대한 부단한 탐색과 진지한 실험을 통해서 길러진다는 사실을 간과하지말자.
 
우리 수학교과과정의 문제는 교과목의 수준은 차치하더라도 배워야할 학습량이 너무 많고, 그마저도 잘못 가르치고 있다는데 있다.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이해보다는 단순 문제풀이만 강조하는 형국이다 보니 결국 수학과목도 암기과목이 되고 만다. 이런 상황이라면 수학과목이 재미있을 턱이 없고, 아이들에게는 버거운 과목일 뿐이다. 학교 선생님 역시 수업진도 빼기에 급급하다보니 수업 내용이 부실해지는 건 다반사다. 그런데 정작 학교에서 출제하는 내신 수학문제는 수업시간에 배우거나 익힘책에서 다루는 문제 수준보다도 훨씬 어렵다. 내신등급을 맞추기 위해 변별력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결국 현행 수학교육시스템은 내신 3등급만 되어도 인 서울 하기가 힘든 대학입시와 맞물려 수포자를 양산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 같은 사회적 평가시스템에 보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어쨌든 수포자가 너무 많아서 도입한다는 것이 올해부터 초중등과정에 도입한 스토리텔링 수학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스토리라면 실생활에서 접하는 상황이나, 동화,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가 전개될 테니까 시늉만 내는 게 아니라면 바람직한 방향이지 싶다. 이 스토리텔링 수학이 아이들의 수학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4개월 정도 준비해서 교과서 초안을 만들고, 정작 지도서에는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이 없어 선생님들이 지도하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고, 수학개념이나 원리보다는 단순히 스토리만 기억하는 아이들 수준 등등해서 벌써부터 문제점들이 드러난다는 언론보도를 보면 참으로 답답하다. 왜 그리들 차분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조급한지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 개정수학교과가 현행 수학에다 스토리텔링수학이 더해져서 아이들의 학습량을 가중시키는 나쁜 수학이 되지 않기만 바란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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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뺌이 2013-07-24 오후 5:22:49 
  수학탈락시스템 정말 동감!
우리아이 초3 서서히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왕팥쥐 2013-06-17 오후 1:40:23 
  벌써 수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민석이를 생각할때 안타깝고 참 답답합니다.
포도송이 2013-06-14 오전 9:04:24 
  수포자... 대입은 안 바뀌는데 초등교과 과정만 열심히 바뀌네요.
어떤 분이 우리나라 수학은 <수학 탈락 시스템>이라고 했어요...
부엉이아빠 2013-06-14 오전 11:56:45 
  탈락시스템...
맞는 말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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