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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최고의 학습서, 문제집
  글쓴이 l 부엉이아빠 작성일 l 2011-04-04 오후 1:06:45 조회 l 7936 추천 l 1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은 주로 문제풀이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마찬가지지 싶습니다.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든... 학원에 다니든... 고액 과외를 하든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평가가 대학입시의 수능시험에 맞춰 비슷하게 지필고사 위주로 이루어지다보니 얼마만큼 문제를 푸느냐가 곧바로 성적과 연결되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중학생, 초등학생까지... 집에서 학원에서 학교에서 문제풀이에만 골몰하고 있는 걸 탓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평가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 아이들이 문제집이나 자습서를 어느 정도 구입하는 지부터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학생인 부엉이의 경우입니다. 부엉이는 학기 초마다 문제집과 자습서를 한 아름씩 구입합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같은 주요과목은 문제집이 2권씩이나 되고, 거기다 자습서마저 구입하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문제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쎈수학’ 같은 종류도 있고, 교과서 평가문제집,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대비 기출문제집 등 종류도 정말 다양합니다. 뭘 모르면 집에서 가르쳐보겠다고 덤빌 수도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학원에 보내야하나 봅니다. ㅋㅋ
 

 
 
   그럼 초등학생들은 어떨까요. 고학년이면 책읽기보다는 문제집 풀이에 더욱 매달리는 게 현실이죠. 수학의 경우 능력이 되는 아이는 기본, 응용문제부터 사고력문제집, 경시문제집 등 심화문제집까지 풉니다. 그런 걸 보면 초등 아이들이 푸는 문제집도 장난이 아니죠. 사실 초등학교에서의 시험은 거의 변별력이 없다고 봐야 하는데도 그럽니다. 결국 하나라도 더... 조금이라도 먼저... 가르치겠다는 우리 부모들의 열망을 담은 선행 학습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참고로 고3의 경우는 어떤지 궁금하시죠. 학교에서는 대개 고2면 정규수업의 진도를 끝냅니다. 그래서 고3은 수능에 대비해서 문제풀이로 반복연습을 합니다. 그럼 고3은 문제집을 얼마나 활용할까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나온 자료 “한국 고교생의 대입준비과정의 특징과 과제”를 보면 언어(국어), 외국어(영어), 수리(수학) 같은 주요 과목은 과목당 문제집을 평균 8-9권 정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50% 이상 푼 문제집은 6-7권이라고 합니다.
 
   초등부터 고교까지... 이처럼 시험 대비를 위한 문제풀이가 교육의 대세이고, 최고의 학습서가 문제집이라니... 여기 어디에 개념 이해에 충실하고, 사고력이나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 발붙일 틈이 있습니까. 이러니 교육이 허접할 수밖에요.
 
   하나 더 주목할 건 이들 문제집이나 참고서 시장의 규모입니다. 대략 어느 정도나 될 것 같습니까. 상상이 가지 않죠. 그래도 대략 계산해보면 초등부터 고교생까지 학생수가 678만명(전문계 고등학생 제외)이고, 이들이 주요과목 문제집을 각 한 권씩 모두 5권씩만 구입(편의상 문제집 가격은 1만원으로 함)해도 3,400원억 규모가 됩니다. 이게 두 학기면 6,800억원이 되네요. 참고로 2010년에 EBS 교재 판매 매출액이 113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러니 아이들 코 묻은 돈을 뜯어먹으려고 난리들인 게죠. 이렇게 돈이 되다보니 자가발전이 이루어지면서 문제집을 사도록 유인하는 교육시스템으로 고착이 되어온 면도 있습니다.
 
   앞에서 학교시험 같은 사회적인 평가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 저는 평가방법만 달리해도 우리 교육이 확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울 게 없어요. 이미 답이 나와있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곽노현 교육감이 발표했듯이 현재 서울소재 초등학교에서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학교에서는 단원평가를 본다고 해요. 이러면 예전의 시험과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시험을 더 자주 보게 되겠네요... 답답하죠. 교육감이 평가방법에 대해 힌트를 줬는데도 참 고민을 안 해요. 
 
* 참고로 곽교육감도 작년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세이 쓰기, 토론 발표 등으로 평가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먼저 교과서를 좀 더 알차게 만들어야 합니다. 일부 과목은 너무 압축이 되어서 개념 파악은 고사하고 의미 전달마저 어렵습니다. 다음은 학기 초에 관련 책을 참고도서로 지정해 읽으면서 에세이를 쓰고, 발표와 토론을 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아울러 관찰탐구활동이나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학습수행능력을 평가하면 충분합니다. 흔히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에세이 하나만 봐도 아이의 학습량과 지적 수준을 파악할 수 있어요. 이런 게 안 된다는 건 곰곰이 생각해보면 선생님들이 책을 모르고, 실험이나 관찰에 익숙하지 않아서일 겁니다. 그래서 자신이 없어 지필고사만 고집하는 게죠. ㅋㅋ
 
   하지만 교육 외적인 환경변화도 더 이상 학교를 이 상태로 두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10년 후면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이하로 뚝 떨어질 걸로 예상됩니다. (* 2010년 서울지역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27.8명, 전국 26.6명임) 이렇게 되면 선생님들이 학생 수가 많다는 핑계를 대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러기 전에 선생님들이 먼저 바뀌어야 해요.
 
   지난 2월에 중고등학생들도 대학생처럼 지정된 교실로 이동해서 수업을 받는 ‘교과교실제 수업’ 을 2014년까지 전국 대부분의 학교로 확대하겠다는 교과부의 발표 역시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렇듯 학교에서의 평가방법만 바뀌어도 사교육이 발붙일 여지가 점차 줄어들 겁니다. 결국 사교육이란 게 의미가 없어지고 나중에는 사라지겠죠. 문제집 역시 사교육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일 걸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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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팥쥐 2012-10-24 오후 1:15:01 
  중간고사를 앞두고 한번 읽어보고 가네요ㅠㅠ
밥풀진주 2011-04-21 오후 12:17:49 
  우리 애도 단원평가 점수가 별로 안 나왔다 하니 절 나무라는 친구가 있네요 . 뭐했냐고 .. 학교에서 주교재로 쓰고 있는 문제집 정보 수집부터 안하고 뭐했냐구요 ㅡ.ㅡ .. 아이의 크기가 정말 시험점수로 줄서기 되는게 학년이 올라가니 슬슬 느끼게 됩니다. 당장 책읽을 시간이 확 줄어 드네요 .. 통 크게 멀리 보고 아이의 그릇을 키우는게 어떤건지 .. 이상과 현실에서 살짝 고민을 했던 며칠 이였습니다.
부엉이아빠 2011-04-21 오후 2:16:18 
  평가방법만 획기적으로 바꾸면
사교육도 잡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데
그게 안되네요.
0726 2011-04-09 오전 12:50:57 
  단원평가 에휴~~~
시험이 더 자주 있는 듯합니다.
저희 애 학교는 중간중간 시험도 보고 (아마 지금 생각하니 단원평가인듯...)
글구 지방이다 보니 중간고사로 국수사과를 친다고 하더군요.

평상시 책가방 던져놓고 책만 보는 아이~~~
아아..정말 시험이 없음 좋겠네요...
부엉이아빠 2011-04-09 오전 10:02:51 
  왜 이렇게 교육당국은 아이들을 괴롭히려고만 할까요.
지네들은 어릴 때 실컷 놀고선 그래요.

어릴 때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은 커서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걸 어른들이 안다면 지금처럼 아이들을 키워선 안될텐데... 말입니다.
답답하죠.
포도송이 2011-04-07 오전 10:27:56 
  많은 엄마들이 학기초에 과목별 문제집을 사고나서 아이들이 그 문제집을 다 풀지못해 아이들을 야단치고... 다들 공감하시죠?
그래서 전 교과서를 열심히 읽힌답니다.
문제집은 시험대비용인데 시험은 교과서를 벗어나지 않아요.
부엉이아빠 2011-04-08 오전 12:06:47 
  교과서에 충실해야 하는게 당연히 맞습니다.
시험도 그러면 좋은데...

아직 초등과정은 변별력이 없어서 그래요.
준혁짱 2011-04-04 오후 2:20:00 
  정말 문제 많습니다. 제가 공부했을때는 당연히 해야하는 줄 알고 했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답답합니다. 이런 교육 현실이 하루라도 빨리 없어져야 아이들이 행복할텐데 말이죠^^ 저희 아이같은 경우는 단원평가 4과목 다 보고 중간,기말고사를 치뤘습니다. 단원평가는 선생님 제량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상한 선생님들도 참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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