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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오바마와 미치 앨봄
  글쓴이 l 부엉이아빠 작성일 l 2010-10-01 오후 3:55:19 조회 l 2449 추천 l 1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한국교육이 부럽다고 한다. 근거로 아이들의 긴 학습시간과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든다. 최근에는 한국의 대학교육에 대해서도 칭찬을 했다고 한다. 1등을 하면 하지 2등은 하지 않겠다고 다들 열심히 노력한다면서. 하지만 대다수 한국 학부모들에게는 오바마의 이런 평가가 어쩐지 생뚱맞다. 왜냐하면 그가 거론하는 근거란 게 궁색해 보여서다. 그렇다면 왜 오바마는 한국교육에 대해 우리와는 정반대의 평가를 할까.
 
   그건 아마도 오바마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과 관련해 그저 립서비스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말이기 때문이다. 봐라. PISA(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시험에서도 한국 아이들이 뛰어나지 않냐. 또 각종 수학 과학 관련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아이들 역시 한국 아이들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도 공부시간을 늘리면 한국 아이들만큼 할 수 있다. 국가적으로도 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갖자 이런 정도로 말이다.
 
   혹자는 말한다. 앞에서 오바마가 언급하는 그런 정도면 교육경쟁력이 있는 게 아니냐고. 나도 당장 눈에 보이는 그런 결과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어찌 되었건 그 정도면 세계최고 수준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건 아이들을 하루 종일 책상에 잡아둬서 이루어낸 거라는 걸. 그리고 부실하다는 것을... 거기까지가 우리 교육의 한계다.
 
   2년 전쯤에 홍익대 박영훈 교수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분 말씀이 미국의 교육부 공무원들과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PISA시험 결과가 거론되어, 한국 아이들의 성취도가 높아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기분이 좋아서 자신도 몇 마디 거들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한 미국 교육부 소속 전문가가 “우리 아이들도 당신네 아이들처럼 학교를 두 번 다니면 그런 성적이 나올 거다.”고 해서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고 한다. 우리 교육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대학에서 과학분야 교수로 재직하는 어떤 분은 미국교육의 강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미국의 교육은 어릴 때부터 개념과 원리를 천천히 가르쳐 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줌으로써 아이들이 학문의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 식으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자라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된다고. 그의 지적대로 서양의 지적 전통은 그렇게 세워진 것이다. 
 
   전에 있던 직장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이 있었다. 3개월 정도 전문학원에서 온종일 알고리즘과 C언어, 프로그래밍 툴을 배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교육은 끝났다. 적성에 맞아서인지, 회사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졌었고, 나중에 시스템개발부로 옮겨가 직접 개발업무도 맡았었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자신이 생각한 로직에 따라 코딩한 프로그래밍 코드가 아주 멋진 작품으로 구현이 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신통한 일이었다. 과연 이런 신통방통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프로그래밍 툴은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데 까지 생각이 이르면서 “아! 이 사람들 정말 대단하구나.” 하고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다. 비단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분야뿐이겠는가. 디스커버리채널을 한번 보라. 그들이 뭘 생각하고, 또 어떤 걸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뭘 하려는지 말이다. 그저 놀랍기만 하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해서 살아남는 방법을 빨리 배워 강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그건 우물 안 개구리들끼리 놀 때 통하는 이야기다. 천지분간을 못하는 개구리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한편으로는 슬쩍 비켜서서 우물 안의 개구리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여유가 필요하지 싶다. 이제 언론들은 오바마의 정치적 제스츄어에 호들갑을 그만 떨었으면 한다.
 
 
   끝으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미치 앨봄(Mitch Albom)이 오바마의 한국교육에 대한 발언의 잘못을 지적한 기사를 인용하면서 마무리를 짓겠다. 미치 앨봄은 얼마 전에 한국을 방문했었다.
 
[이미자료: 미치 앨봄 홈페이지]
http://mitchalbom.com/home/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오래 공부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미국에서 한국식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식 교육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아이들은 낮과 밤은 물론 주말까지 학교에 투자한다. 한국에서 아이들이 늦은 밤에 교복을 입고 집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주말까지 공부하는 것을 보는 것도 흔한 일이다. 영어교육을 사교육으로 받고, 가족들은 아이의 교육을 위해 떨어져 지낸다. 학교는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운영되고, 아침, 점심 저녁을 학교 건물 안에서 먹을 수 있다.
 
   한국 언론들에게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까’였다. 이것은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받게 되는 질문이 아니다. 이런 태도는 미국 이민자들이 20세기 초에 취했던 태도와 비슷하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대학에 못 가고, 대학에 못 가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고,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면, 너는 루저가 된다는 태도 말이다. 한국에서 이렇게 가르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미국 아이들이 이런 방식을 따라하겠는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하면 아이들은 부모들을 무시할 것이다.
 
   한국아이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내가 간 모든 곳에서 나는 내가 쓴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좋아하는 한국 청소년들을 만났다. 청소년들이 내 책을 좋아한 이유는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이 단지 학교 성적만이 아니라 열정과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떄문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모리를 만나기를 원한다고 말했고, 또 좀 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어떻게 거의 모든 시간을 공부하고 일하는 데 쓰면서도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여러 연구결과들이 한국 아이들은 표준화되어있는 시험들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만, 미국의 학교에서 목적으로 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 학교에서 중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바마 대통령이 학교수업을 1개월 늘리면 미국 아이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한국 아이들처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시한 모든 것들은 다소 순진한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은 많이 웃고, 여러 스포츠를 즐기고,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한국의 아이들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하고 성공을 위해 애쓴다. 나는 내가 선호하는 체제가 무엇인지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이것들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학교생활의 길이는 작은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경향신문 ”한국교육 부럽다고? 오바마여 정신차려라“ 중에서, 20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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